구로구의 과거, 현재의 마을 모습이나 주민들이 살아가는 일상생활 등을 그림과 함께 이야기글로 담아 그림책으로 기록하는 모임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 동아리는 '구로구를 그림책으로 담다 <구그담>'이다.
구그담은 구로구공익활동지원센터의 의제협업사업인 <신나는 공익×작당>에 선정돼 올해 3월부터 시작하고 있다.
30-50대 여성 지역활동가 및 주민 등을 포함해 8명이 참여하여 매주 토요일 저녁 구로4동에 위치한 '놀이연구회 통통' 사무실에 모여 2시간 가량 그림책 만들기 작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그림책을 만들어 본 경험있는 작가뿐 아니라 난생 처음 그림책 만들기에 접하는 작가(회원)도 있다고.
관내 장애인 사회복지기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다 그림책 제작에 관심을 갖고 이번 그림책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이한나 그림책 강사(33)는 "하루가 다른 빠른 변화물결 속에서 잊히고 있는 구로구의 과거와 현재의 마을 모습과 사람 살이 이야기들을 그림책으로 기록하여 구로구의 기억을 전달해보자는 생각에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참여 작가들은 지역주민들의 시선에서 구로구의 구석구석에 있는 소소한 장면과 이야기들을 모아 그림책으로 기록해, 나중에 완성된 그림책을 출판해 전시회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들 참여 작가들은 짧은 기간에 16페이지 분량의 그림책을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각기 아이디어를 내어 주제를 정해 관련된 그림과 이야기를 직접 창작해 한 권의 그림책을 완성해 나가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즉 △처음 만나 오리엔테이션과 기획회의 △그림책 기획하기 △그림책 글쓰기 △스토리보드 작성 △물감 또는 색연필 등으로 그릴 매체 탐구하기 △스케치 및 채색하기 △인쇄를 위한 그림책 편집 및 제작을 거친 뒤 △오는 10월 11일(금)~13일(일) 3일간 구로문화재단 구루지에서 전시회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채색하여 추석 전후로 완성단계에 있다.
참가자들 중 박은경 작가는 매봉산 잣절 공원에 사는 자연의 보석 반딧불이와 공생하는 양송이 이야기를 그린다. 이현주 작가는 1970년대 말 오류동을 배경으로 그 접점에 서 있는 어린이의 시선을 따라 떠나는 과거로의 여행 주제로. 임지은 작가는 구로구 텃밭에서 지구를 위한 초록 식물을 키워 탄소를 줄이는 식탁을 꾸려보는 이야기를 진행중이다.
이금비 작가는 들쥐가 구로 배움터 동아리에서 친구를 사귀고 구로동의 좋은 장소를 다니며 활동하는 이야기를, 홍진숙 작가는 어린 시절 삼삼오오 함께 한 구로구의 놀이터 이야기를 다룬다.
이한나 작가는 구로구에서 어린 시절부터 살아온 할머니(가상인물)의 성장 과정을 따라 구로구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이야기 등을 꾸미고 있다고 귀띔했다.
'놀이연구회 통통' 대표로도 활동 중인 주민 홍진숙 작가는 "그림과 이야기를 겸한 그림책 창작이 처음인데다 구로구의 옛날 놀이터를 소재로 생각한 바를 그림과 글로 함축해 표현하기 어렵고, 채색하기도 힘들지만 재미있게 도전하고 있다"고 그림책 만들기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이한나 작가는 "어릴적 구로구에서 살던 모습이 거의 사라져서 떠올리기 어렵고, 더욱이 옛날 동네 모습의 사진이나 자료들을 찾으려 해도 쉽게 수집하기 어려워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작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정성이 들어간 이러한 그림책을 출간해 전시하면 주민과 공감할 수 있는 공동체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출판사를 창업하여 그림책 등을 제작 보급하는 한편 장애 등의 복지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하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