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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여성 9명의 '깜찍한 일탈'... "벽에 걸리기에 나의 그림은 뻔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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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여성 9명의 '깜찍한 일탈'... "벽에 걸리기에 나의 그림은 뻔뻔합니다"
  • 김경숙 기자
  • 승인 2022.07.18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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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여성 9명의 '깜찍한 일탈'
뻔뻔전시회 천왕책쉼터에서
구로여성 뻔뻔전 전시회 첫날, 오픈테이프 컷팅식후  자신의 작품들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구로여성 뻔뻔전 전시회 첫날, 오픈테이프 컷팅식후  자신의 작품들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구로에 살고 있는 여성 9명이 일상 속 쉼표같은 '깜찍한 일탈'을 벌여, 화제가 되고 있다. 

노곤한 삶의 한 귀퉁이에서 그려 보던 자신들의 그림들로 당당히 첫 전시회를 가진 것이다. 이름하여 '구로여성 뻔뻔전-나를 그리다'. '뻔뻔전'이라지만, 사실 펀펀전(funfun展)이다. 전시회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오픈하는 전 과정이 모처럼 '나'로 돌아와 깔깔거리며 웃고 즐길수 있는 삶의 쉼표같은 시간이었기 때문.

지난 12일(화) 테이프컷팅식까지 하며 '거창'하게 오픈한 구로여성 뻔뻔전은 17일(일) 저녁6시까지 열린다. 푸른숲과 파란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통 창이 근사한 천왕산책쉼터 카페안 작은 공간 곳곳에 13점이 걸렸다. 

볼펜이나 펜, 수채화물감 등으로 종이나 캔버스에 그린 '작품'들은 나름의 독특한 개성들을 보여주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한다.

작품 중에는 딸을 소재로 한 '위대한탄생', 알바 하는 작은 책방의 소박함이 담긴 따뜻한 'place1', 고즈넉한 돌담길 담벼락위로 피고지는 붉은 능소화속에서 엿본 '세월', 평소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을 따라 그려 본 '오리', 상쾌한 공기 사이로 가로등 불빛 받은 동네 느티나무의 아름다음을 표현한 '한가로운밤' 등, 소재와 내용도 다채롭다.

전시된 그림들을 돌아 본 주민관람객들은 호기심속에 '신선하다' '잘그렸다'며 호평을 선사한다. 장대비 쏟아지던 지난 20일(수) 천왕산책쉼터를 찾았던 주민들은 방명록에 "그림 색이 너무 조화로워 날씨에 잘어울리는 하루입니다" "구로여성의 아름다운 뻔뻔함을 응원합니다"라는 감상평 담은 응원의 글을 남기기도.

구로여성들의 뻔뻔전 기획 등은 정성을 다해 만든 초대장 '모시는 글'속에 잘 담겨있다. 


"어느날 주변을 돌아보니 많은 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여성이었고, 구로에 살고 있었고, 손가락으로 꼽아보니 열명이 넘었고,

자기만의 스케치북을 꽁꽁 숨겨두고 있었고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녀들의 스케치북이 궁금합니다  …

지치고 노곤했던 삶의 쉼표를 위해, 무엇보다 깔깔깔 웃어보기 위해, 그림들을 걸어봅니다.

벽에 걸리기에 나의 그림은 뻔뻔합니다.

작가라 불리기에 우리의 손길은 뻔뻔합니다.

마을을 초대하여 잔치를 열기에 이 여자들은 뻔뻔합니다. 

뻔뻔한 여자들과 웃고싶으신 분들을 여기, 초대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또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여러분 일상속에서 하고싶었던 '도전' 한번 해보시지 않으시겠어요. 뻔뻔하면 어때요. 용기내세요. 힘차게 응원합니다."라는 것.

한편 구립북카페인 천왕산책쉼터는 주민들의 이번 그림전시회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지역주민을 위한 전시회 등 다양한 기획행사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숲속에서 차한잔 하며 책도 읽고 산책도 하고 싶을 때 찾을만한 '힐링명소'로 추천한다. 책쉼터옆으로 가족캠핑장 생태공원 스마트팜센터 등도 있다. 문의(02)  2066-7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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