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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앨라이구로 - 지역에 '뜬' 성소수자 인권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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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앨라이구로 - 지역에 '뜬' 성소수자 인권지킴이
  • 윤용훈 기자
  • 승인 2022.01.21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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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를 비롯해 모두가 차별 없는 고유의 기본 인권을 누리는 행복한 민주사회 지향에 관심을 가진 모임이 태동돼 주목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앨라이구로'.

모든 차별에 반대하며 시민단체 등과 연대하는 구로주민들의 모임이다.

앨라이(ally)는 원래 '협력자'라는 뜻으로, 성소수자의 편에 서서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성소수자 인권지킴이다.

구로구에서 이런 모임 발족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유별날 정도로 관심을 갖고 운동해온 그동안 구로시민 단체 등의 행적을 볼 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앨라이구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4일 롯데 시네마 신도림점에 있었던 '성소수자부모모임'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영화 <너에게 가는 길> 구로지역 공동체상영 추진을 계기로 조직되었다"며 "현재 공간무무, 구로마을TV, 구로시민센터, 구로공동체라디오 구로FM, 여성환경연대 남서지부 더초록, 페미니즘교육플랫폼Be.Do. 한국다양성연구소(가나다 순) 등 7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구로지역이 노동·환경·마을공동체 등 뿌리 깊은 시민단체들이 활성화 되어있고, 최근 여성과 젠더이슈 관련 활동의 움직임과 네트워크조직이 생겨나고 있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는 관련 활동이 미비하여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어 '앨라이구로'라는 이름으로 각 단체 활동가들이 모이게 됐다"고 모임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사회에 성소수자, 앨라이 등의 용어가 아직 생소하고, 공개적으로 꺼내 공론화하기 거북한 시기에 <너에게 가는 길>을 만든 변규리 감독은 이 영화의 제작사인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에서 활동하기 이전에 구로FM에서 3년간 활동했다고 한다. 

그는 이 기간 동안 SK브로드밴드 케이블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자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이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다큐멘터리 영화 <플레이온>을 제작했다.

이러한 인연이 이번 구로구에서 처음 상영회 기획에 연결고리가 됐다고.

앨라이구로 모임에 모인 각 단체 소속 활동원 7인은 지난해 11월 4일 초동모임을 시작으로 직접 홍보물을 만들고 행사진행비와 참여자를 모으는 활동을 진행했다.

각 단체의 온라인 커뮤니티, 마을넷 등에 홍보물을 올리고, 지역 구의원들에게 '무지개 초청장'을 전달하기도 하고, 마을 커뮤니티인 '구로힐링맘'에서 관객들에게 선물할 '무지개 마스크줄'을 직접 만들어주기도 했다.

드디어 상영 D데이인 12월 4일 롯데시네마 신도림점.

상영관 앞에 부스를 차려 무지개 마스크줄을 비롯한 성소수자 인권관련 굿즈를 배부하고, 인증샷을 남기는 인스타피켓, 다짐의 한마디를 남기는 게시판을 운영했다. 

이날 상영회에는 모임 관계자 및 기관 관계자 총 90여명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등 관객들이 함께했다.

상영 후에는 한국다양성연구소 지하크 대표의 사회로 영화의 성수수자를 둔 여성 부모 주인공 나비, 비비안과 함께하는 대화시간을 진행했다.

또 상영회를 통해 모은 후원금 총 22만750원을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에 기부했다고 한다.

강동희 페미니즘교육플랫폼Be.Do 대표(30, 고척2동)는 "성소수자라고 떳떳이 밝히(커밍아웃)고 이들에 대한 차별 없는 인권을 공개적으로 공론화할 성숙한 사회진입이 안된 시점에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은 단지 성소수자와 성소수자 부모만을 위한 영화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바치는 희망찬 바람이자 다짐과도 같은 영화"라며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이들 성소수자에 대한 관심과 차별 없는 인권을 위해 뭔가 시도 해야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모임을 통해 그 방향과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모임이 구성 됐지만 어려운 성소수자 인권문제 등을 당장 성급하게 어떻게 무엇을 해보겠다는 것보다 시간을 갖고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토론하고 고민하면서 성소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부터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난 활동과 앞으로의 활동을 기록하고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앞으로 구성원 간 친목도모, 성소수자 인권 관련 스터디 및 향후 활동 제안을 위한 온라인 정기모임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현재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활동들을 기록한 옴니버스다큐멘터리 <평등길1110> 상영회를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최종호 구로FM 활동가(34, 천왕동)는 "성소수자는 사회적 차별과 편견, 비난 등이 두려워 스스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 주변 어딘가 숨어 있을 것"이라며 "이들이 아픔과 상처, 차별 없이 새로운 성 정체성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분위기부터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엘라이구로는 말 그대로 성소수자의 편에 서서 이들을 지지하는 활동을 펼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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