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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초등생' 가족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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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초등생' 가족들 '부글부글'
  • 정세화 기자
  • 승인 2021.11.19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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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코드 없어 어플접속 못해 '불안
격리해제 3일전 나타난 전담공무원
"구청 대응 너무 안일" 방역공백 질책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초등학생 자녀앞으로 온 문자 안내에 따라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어플을 설치해주었지만, 담당공무원의 '공무원 코드'가 없어 접속조차 되지 않았다. 어떤 학생은 자가격리된 지 7일정도 되던 날에야 방문한 담당공무원으로부터  코드번호를 받았다.  격리 해제를  3일정도 남겨둔 때였다.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허술과 방역공백 등에  학부모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초등학생 자녀앞으로 온 문자 안내에 따라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어플을 설치해주었지만, 담당공무원의 '공무원 코드'가 없어 접속조차 되지 않았다. 어떤 학생은 자가격리된 지 7일정도 되던 날에야 방문한 담당공무원으로부터 코드번호를 받았다. 격리 해제를 3일정도 남겨둔 때였다.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허술과 방역공백 등에 학부모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아이가 자가격리자라는 통보를 받은 후 일주일 동안 아무런 연락도 못 받았어요. 자가격리 수칙에 대한 설명도 못 듣고, 자가격리 대상자 통보 문자내용 중 어플을 설치하래서 했더니 공무원 코드가 없어서 접속도 안 되고 담당 공무원은 일주일 동안 단 한 통의 연락도 없고..."

최근 '확진학생' 증가와 함께 '자가격리대상' 학생들도 늘어나면서,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체계가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학부모들의 날카로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유아나 아동 자가격리자의 경우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데다 면역력이 높지 않고, 맞벌이 등으로 돌봐줄수 없거나 아이 혼자 집이나 방에서 격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성인보다 더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함에도  자가격리 주민들에 대한 방역 행정의 관심과 관리체계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자가격리수칙은 어디에= 구로구내 한 초등학교의 6학년으로 구로5동에 살고 있는  A양과 B양, C군 학부모들은 지난 9일(화) 구로구보건소로부터 자녀가 자가격리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지난 9일(화) 오전 10시경 같은 반 친구 D군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게되자 D군 주변에 앉았던 학생 세 명이 자가격리 대상자로 지정된 데 따른 것이다. 

학생 부모들은 당황스러웠지만, 자녀들을 곧바로 귀가시켜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했다.

검사결과를 기다리던 중 오후 4시경, 구로구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자로  선정된 내용과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라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이 과정을 지켜 봤던 C군의 아버지는 "처음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 자가격리 안내가 먼저 이뤄져, 구로구는 대처가 빠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 가족의 착각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자가격리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문자를 받은 9일(화) 오후 4시경 이후, 이틀이 지났지만 11일(목)까지도 세 명의 학생들은 모두 어떠한 문자 조차 받지 못했다.

B양의 어머니 김 모씨는 "처음 보건소에서 온 문자에 '자가격리자 관리 어플'을 설치하라고 한 것이 생각나 어플을 설치했지만, 담당공무원의 '공무원 코드'가 없어 어플 접속조차 되지 않았다"며 "만일 아이가 자가격리 중 코로나19 양성 증상이 나오거나 위급한 상황이 나온다면, 어플조차 접속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무엇을 대처할 수 있는 것이냐"고 불안하고 답답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구로타임즈 취재결과 세 명의 초등학생들이  자가격리자 관리 어플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시점은 각각 달랐다.

시점은 12일(금), 13일(토), 15일(월)이었다.

학생별로 9일 (화) 어플 설치 안내문자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최소 4일에서 최대 7일이나 지나서였던 것.  

학생 세 명 가운데  담당공무원의 가정방문일이 가장 늦었던 A양은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게 방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A양(13. 구로5동)은 "자가격리 10일 중 일주일이 지난 15일(월) 구로구청에서 나와 자가격리 수칙 안내문과 (자가격리자관리)어플을 사용할 수 있는 공무원 코드가 적힌 안내문, 자가격리 보상문, 쓰레기봉투, 소독용품 등을 전달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양은 "자가격리 기간이 (총)10일인데  7일 동안이나  나와 부모님 모두에게 어떤 연락도 없이 방치하더니, 월요일 (오전) 10시쯤 구로구청에서 나왔다며 방문한 공무원이 업무가 바빠서 이제야 오게 됐다.  

아버지와 통화했는데 늦게 방문해서 엄청 혼났다라는 말을 하며 자가격리자 지원 물품을 전달하는 모습을 보고 그저 황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양은 "면역력이 약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함께 살고 있는데, 자가격리 대상자 안내를 받고 7일동안 아무도 우리 가족에게 자가격리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 인터넷을 보고 자가격리 수칙을 검색해서 일주일 동안 격리 수칙을 지켜왔다"며 "아무런 안내도 안 해주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내가 격리 기간 중 양성으로 바뀌고 가족들에게 옮겨 할머니 할아버지가 확진되어 돌아가시게 되면 그것은 누가 책임져줄 거냐"고 날카로운 지적을 이어나갔다. 

A양 아버지 이 모씨도 "아무리 구청과 방역 일선이 바쁘다고는 하나,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재난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구로구청의 대응은 너무나 안일했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 씨는 "자가격리 통보 이후 빨리 방문 안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자가격리 어플을 설치하라는 문자와 함께 '문자메시지'나 '전화'로라도 공무원코드번호를 안내할 수 있는 것인데, 10일 기간 중 7일을 그냥 흘려보낸 것은 오히려 행정이 방역 구멍을 만들고 있는 행위"라며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뿐 아니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격리 수칙'을  격리 당사자외에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 같은 곳에 게재하고, 주민 스스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의견들을 공통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구로타임즈 확인결과 실제  서울지역 타자치구나 경기도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가격리자 발생시 본인 및 가정내에서의 자가격리 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대문구를 비롯해 △성북구 △서대문구 △광진구 △강북구 △경기 군포시 등이 해당된다. 
 
◇구로구청측 "유관부서 업무체계 정비" = 구로구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코로나19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8(목) 오후 5시 현재 자가격리 중인 주민은 모두 663명이다. 

구로구보건소와 구로구청에 따르면 현재 확진자 1명이 발생 할 시, 구로구보건소에서 확진자에 대한 기초 및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한 뒤,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가격리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후 자가격리자를 선정한 문서가 구청 도시안전과 측으로 전달되고, 도시안전과에서는 구로구청 공무원 약 450명을 대상으로 공무원 1인과 자가격리자 1~2명을 매칭한다고.

자가격리자별 전담 공무원이 일대일로 매칭 되면, 전담 공무원이 자가격리자의 집으로 직접 방문해 △자가격리 통지서 및 생활수칙 안내문 △소독물품 △폐기물봉투 등을 지급하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방문을 통해 자가격리자가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어플'을 설치하고 전담공무원 코드를 입력한 후 1일 2회 자가격리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할수 있게 한다는 것.

그런데 이번 초등학생들 자가격리 과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다른 물품보다도 초미의 관심의 쏠려있는 확진여부와 건강상태를 체크해야할 어플사용에 필요한 코드가 오랜 기간 전달되지 않아, 학생과 부모 등 가족들을 더욱 불안케 했던 것.  

'최초 자가격리 통지 이후 자가격리 어플 설치 및 관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현재 자가격리자들의 관리를 맡고 있는 구로구청 도시안전과측은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며 역학조사가 오래 걸리는 경우 자가격리 안내 또한 늦어지게 된다"고 지난 16일(화) 말했다.

도시안전과측은 "자가격리자 선정 이후 도시안전과에서 또한 수기로 명단을 작성하고, 전담 공무원을 매칭하는 등에 있어 시간이 소요되며, 매칭이 빠르게 이뤄지더라도 전담공무원(이) 본연의 업무가 많은 경우 자가격리자에 대한 격리 수칙 안내가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 자가격리 기간 총 10일 중 자가격리가 끝나가는 7일이 되는 시점에야 전담공무원으로부터 안전보호 '어플 코드'를 받게 된 사례등에 대해서는 "전담공무원이 출장을 나가거나 주말이 끼는 경우 자택방문이 늦어지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시급성을 요하는 만큼 담당공무원 방문 전에 대상자에 따라 문자나 전화를 통해서라도 먼저 어플 사용에 필요한 공무원 코드번호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청 도시안전과 관계자는 "보건소와 구로구청 모두 본연의 업무에 더해 자가격리자와 확진자 등을 관리하다 보니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한 것 같다"면서 "보건소와 도시안전과, 유관부서들의 업무체계를 정비해 '자가격리자 통보 안내 및 수칙 안내' 사이의 공백을 줄여 주민들이 겪는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앞으로 방역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유관체계를 정비해 개선해나가겠다"는 구청측의 답변내용이 어떤 식의 방역관리체계 변화로 이어지게 될지 지역사회가 꼼꼼히 지켜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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