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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초등 발달장애자녀 둔 학부모들의 마당, 반딧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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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초등 발달장애자녀 둔 학부모들의 마당, 반딧불
  • 윤용훈 기자
  • 승인 2021.03.22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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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아픔 나누다보니 힐링"

 

발달장애아를 둔 부모는 더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한다.

이들은 사회적인 관계, 의사소통, 인지 발달의 지연과 이상 등으로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이 일반인과 달리하기 때문에 부모나 가족의 절대적인 돌봄이 더 필요하다.

더욱이 발달장애자녀의 양육과 교육에는 경험 사례 및 정보가 절실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반딧불'은 구로구에 거주하는 초등 발달장애자녀를 둔 30∼40대 여성 중심의 학부모 모임이다. 

유아기를 지나 학령기 발달장애자녀 학부모들이 겪는 신체적, 심리적 애로사항에 대해 같은 환경의 학부모들이 이 모임을 통해 경험 및 정보 등을 공유하고, 서로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하며 힐링하고 있다.

5, 6년 전부터 발달장애자녀를 둔 몇 명의 학부모들과 모이다가 알음알음 연계하여 지금은 15명 정도의 모임이 됐고, 지난 해부터는 구로구의 자조모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학부모의 가장 큰 관건은 자녀의 교육과 치료이다.

비장애아를 둔 학부모는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학교나 케어센터 등에 마음 편히 맡길 수 있지만 이들 장애자녀 학부모는 그렇지 못하다.

특수교육 및 양육을 하면서 뜻대로 선택할 수 없어 좌절이 뒤 따른다고 한다.

"아이 교육을 위해선 관련 정보를 수집해 잘 선택해야 합니다. 특수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적합한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를 잘 찾아야 하고, 또 그 기관의 장애아에 대한 교사 의식이나 교장마인드도 고려해야 합니다. 장애아도 일반아이들과 같은 학급 일원인데 제쳐놓고 달리 보는 교사들도 적지 않습니다. 차별을 받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원하는 학교나 복지기관이 부족하고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도 적어 제대로 교육 및 치료도 받지 못합니다. 구로 관내 특수학교 입학하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어렵습니다." 

특수교육 및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장애아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 인식 및 관련 시설부족 등으로 학부모들은 그만큼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하여 활용해야할 처지이지만 답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습득도 한계가 있고 자녀 상황에 맞는 정보와는 거리가 멀다고 한다. 

반딧불 모임은 이러한 장애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함께 모여앉아 근심을 푸는 '마당' 역할을 하고 있다.

"모임을 통해 얻는 정보는 매우 유익학고 큰 도움이 됩니다. 동병상련의 입장에 있는 학부모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비슷한 학령기 자녀들을 양육하고 교육 치료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생생한 경험과 정보는 도움이 되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또 일반인에게는 하지 못하는 가슴 속 말을 허심탄회 꺼내다보면 서로 공감하고 유대감도 느끼게 되지요"

코로나로 인해 자녀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 모두가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돼 정상적인 생활을 찾고 싶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은다.

"발달장애아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합니다. 제 시간이 되면 학교에 가고, 밥도 먹고, 치료도 받아야 하는데 이러한 규칙적인 생활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예민해져 돌발적인 언행을 하게 되고, 자칫 더 퇴행적으로 변할 우려가 있습니다. 더욱이나 자녀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어 예민한 상태입니다.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선 24시간 돌봄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심신이 피곤하고 스트레스도 더 쌓이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가족 간의 협조도 절실합니다." 

반딧불 모임의 리더인 김애선 씨는 "여러 가지 직간접적으로 고충을 겪는 학부모들이 자존감 회복 및 역량 강화, 삶의 질적 증진, 나아가 부모들의 긍정적 에너지를 내 이웃, 마을 공동체와 더불어 공유할 수 있도록 지난해 구로구 마을공동체 사업을 제안하게 됐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선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에는 발달장애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감대 형성을 위한 동료 상담을 진행한다고. 또한 요리 강좌 및 나만의 가죽 소품 만들기, 부모가 알아야하는 장애자녀 성교육 강좌, 영화감상 등의 프로그램을 가져볼 계획이라고 한다.

"비장애인의 생각이나 시각으로 보면 발달장애가 달라 보이지만 반면 발달장애 입장에선 다 정상적입니다. 그들을 이해하려는 성숙한 인식과 태도가 필요합니다. 발달장애인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고 가족입니다."

하루하루 발등의 불을 끄는 심정으로 생활하고 있는 발달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의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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