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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먹거리 기본권 보장에 관심 가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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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먹거리 기본권 보장에 관심 가질 때
  • 김근희 (식생활교육서울네트워크 상임대표)
  • 승인 2021.03.12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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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를 많이 얘기하지만, 그보다 사실 먹고 사는 게 더 급하다.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에서 매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정필수사업으로 서울시가 집행하는 '어르신 식생활·건강개선 교실' 프로그램을 경로당별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진행하고 있었는데, 2020년에는 코로나19 상황이어서 직접 만나지 못하고 친환경식재료 꾸러미를 개인별로 택배 보내드리고 1:1전화 통화로 진행했다. 

개인별 통화를 하면서 강사들이 새삼 느낀 것은, 먹을 게 부족하거나 직접 요리하기가 너무 힘든 분들이 꽤 있다는 사실이다. 

경로당에 모여서 진행할 때는 여러 어르신들이 한자리에 앉아 계시면서 다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세세한 자신의 형편을 말하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 개인별로 통화를 하니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시게 되었다. 

대부분 '시에서 먹을 것도 보내주고 전화도 해주니 너무 감사하다.'고 하시고, '보내 준 식재료의 품질이 좋다.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묻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렇게 하시는 게 좋아요. 그것은 좀 주의 하시는 게 좋아요.' 하고 말씀드리면 어느 부분에서는 '없어서 못 먹지' 하시는 분들이 계셨다.

주로 어떤 것을 잡숫는지 간식에 대해 여쭈면 '세끼 먹기도 바쁜데 간식을 어떻게 먹어.' 하시기도 했다. 

너무 연로하신 분들은 귀가 어둡거나 여러 이유로 전화 받는 교육에 참여하기도 힘들어서 신청서 작성 단계에서 빠지거나 통화가 힘들기도 했고, 가족이 함께 사시는 분들은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스스로 요리하기 힘들어 어려움을 호소하시기도 했다. 

며칠 전 3월 3일, 여러 모임 연대단체가 '천만 서울시민의 먹거리기본권 보장을 책임질' 서울시의 시장 후보들에게 바라는 내용의 '먹거리 정책 요구' 기자회견을 했다. 

'서울시민 먹거리기본권 보장을 위해 최소한 서울시민 모두가 세 끼 중 한 끼는 마을단위 공공급식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지향하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부실한 먹거리 공급을 개선하고 학교급식을 넘어 유치원과 어린이집 무상급식, 노인급식 지원부터 추진하기'를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어르신들의 사정을 직접 접하는 경험을 한 지 오래 되지 않은 터라 그 요구사항이 반갑게 느껴진다. 

전국 최초로 2017년에 서울시민 먹거리기본권을 선포한 서울시, 그 중에서도 구로구는 2007년에 '구로구학교급식지원조례'를 제정했고, 2014년 '구로구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식재료 공급 지원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이 두 조례 모두 같은 내용의 전국최초 조례이고, 주민발의를 통해 제정됐다.

먹거리 기본권 보장에 관한 것 또한 구로구가 전국 최초로 주민모두 힘을 모아 이루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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