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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큰 것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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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큰 것이 좋아"
  • 김근희 상임대표(식생활교육서울네트워크)
  • 승인 2021.01.08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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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좀 더 큰 것이 좋겠다. 

몇 살이니? 이제 나이를 한 살씩 더할 시기가 되었다.

1년 중에 나이에 대해 가장 많이 이야기 하는 시기인 것 같다.

나의 나이는 잊고 싶은데, 닭들의 나이가 자꾸 생각난다. 

체격이 좋은 개그우먼이 방송에서 '치킨1인1닭'이라고 해서 관중들이 막 웃었다.

그것을 보는 시청자도 같이 웃는다.

그 이야기에 웃는 사람은 닭 1마리를 2~3명쯤이 나눠 먹을 것 같다.

하지만 1인용 뚝배기에 닭1마리와 삼(蔘)을 넣고 끓이는 삼계탕의 경우 대부분 혼자서 1마리를 거뜬히 먹는다. 

어릴 적 동물의 수명에 대해서 이것저것 들은 기억은 있지만 그동안 고기를 먹기만 했지 다른 건 별로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도축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자꾸 가축들의 나이가 생각난다. 

부드러운 고급 가죽을 얻기 위해 2개월 된 송아지를 도축하는 영상을 보고 놀랐다.

원래 소의 평균수명은 20~25년이고 오래 사는 경우 30년 이상 산다는데 말이다.

그런 송아지 가죽은 워낙 비싼 제품으로 팔리기 때문에 나와는 거리가 멀다 생각되어 그것을 구입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지 흉을 봤었다. 

하지만 고기에 대한 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래 전 야생 닭은 30년까지 살았었고, 자연 상태에서 닭의 평균수명은 7~13년이라는데, 우리는 그보다 훨씬 일찍 잡은 것을 사먹는다.

왜 이렇게 일찍 도축할까? 부드러운 것을 좋아해서일까? 예전에는 닭을 부드럽게 먹으려면 1시간쯤 끓여야 했는데, 지금은 끓이는 시간이 짧아졌다.

빽빽한 닭장에서 환경이 좋지 않아서 오래 살지 못해서일까? 

알을 낳는 닭은 1년 이상 키워야 달걀을 생산하니까 좀 더 오래 살지만, 육계의 경우 미국은 45일, 중국은 55일 정도에 도축해 대부분 두 달을 못 넘기는 실정이다.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기호에 맞추느라 그런지 부화에서 출하까지 한국은 짧으면 30일, 길면 45일 만에 마무리된다.

사람의 성장시기와 비유하자면 닭은 45일쯤에 어른이 되고 30일 정도는 청소년기다. 

이런 내용을 알지만 고기를 딱 끊을 마음은 안 생긴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 할까? 직접 길러서 먹지 않는 한 소비자는 흔히 판매하는 것들 중에 선택한다.

고기를 사 먹는 사람의 한계다. 

농장에서의 출하 시 기준으로 약 45일령 닭은 무게는 1.4~1.5kg이다.

이것을 도축해서 고기가 되면 900~1kg 정도 된다.

흔히 백숙용이라고 불리는 크기다.

이보다 더 작은 것도 있다. 평범한 사람 대부분이 거뜬히 1인1닭이 가능한 삼계탕용 550g 정도, 일명 영계백숙용이다.

말 그대로 어린 닭이다. 

건강과는 관계없지만 필자는 삼계탕용보다 백숙용 닭을 선택했다.

많은 소비자가 더 큰 것을 요구해서 선택의 폭이 커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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