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09:21 (금)
[코로나19] 90대 구로주민 사망... 3개월간의 구로구 '침묵'
상태바
[코로나19] 90대 구로주민 사망... 3개월간의 구로구 '침묵'
  • 김경숙기자, 정세화기자
  • 승인 2020.12.08 1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주민은 몰라도 되는 것들?
"주민알권리 기본…경각심 위해 알렸어야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치료 중이던 구로주민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구로주민 확진자가 숨진 지 3개월이나 되도록 구로구청은 이같은 사실을 주민들이 알수있도록  '구로구 코로나19 발생현황'판 등에 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대해 주민들사이에서는  주민 알권리와 자가방역을 위한 경각심차원에서 신속히 알려야 할 사실조차 공개하지 않은 구청의 '쉬쉬 행정'과 코로나발생정보 은폐 목적이 있는게 아닌가라는 의심마저 든다는 날선 비판과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로타임즈 취재결과 코로나19 확진환자 가운데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주민은 97세 어르신(여, 오류1동)이다. 서울의료원(중랑구 소재)에서 치료를 받다 9월4일(금) 숨졌다.  

8월19일 확진판정을 받아(구로구102번) 병원으로 이송된 지 16일만이었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60대 딸(구로구 98번)이 확진판정을 받게 되면서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판정을 받은 가족감염사례이다.  

12월4일(금) 오후6시 기준 구로구 코로나 발생자는 293명, 지난 2월 첫 확진자 발생이후 현재까지 파악된 구로주민 확진자로는 첫 사망자이다. 

그러나 이처럼 구로주민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수 있는 내용은 구로구청이 주민대상으로 발표한 코로나19 현황 및 통계자료 어디에서도 볼수 없었다. 지난4일 오후6시 넘은 시각까지도  구로구대책본부가 구로구홈페이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발표하고 있는 '구로구 코로나19 발생현황'게시판에는 총 누적 확진자수 293명에 △치료 84명  △완치 209명으로 분류돼있을 뿐. 구로구청 발생현황판 등에는 3개월전 발생한 구로주민 사망사실에 대한 안내는 물론 '사망'분류 조차 없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취합된 자료등을 분석한 결과 이 사망자 1명은 '치료 중인 환자'로 분류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방역등을 전담하고 있는 구로구보건소에 따르면 구로주민 환자중 사망자가 발생하면 이송된 병원이 소재한 자치구로 연락이 간후, 해당 자치구에서 구로구로 사망사실을 고지하게돼있다. 따라서 90대 확진환자(구로구102번)도 "치료중 사망한 병원이 있던 중랑구에서 구로구 대책본부측으로 전달해, 사망사실은 구로구보건소뿐 아니라 주민들에게 안내하는 홍보과, 도시안전과 등 대책본부에 해당하는 모든 부서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도 구로구청은 구로주민 사망사실을 왜 공개하지 않은 것일까, 이에 대해 구로구청의 코로나19 현황판 관리부서 한 관계자는 지난 3일(목) 오전 구로타임즈에 "해당 (홈)페이지내 사망 표기가 따로 표기 되어 있지 않아 사망내용을 고지하지 않은 것같다"고 말했다.  '치료와 완치'라는 항목만 있고 '사망'이라는 항목이 없어서 알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확인후 (사망자와 치료자,완치자) 인원에 변동이 있다면 홈페이지를 수정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구청의 코로나19 발생현황판은 24시간이 지난 4일(금)저녁6시50분까지도 수정되지 않았다. 

그러다  주민사망 사실에 대한 구의원들의 인지 여부를 알아보는 구로타임즈 취재후 구로구청의 코로나19 발생현황판 내용이 바뀌었다. 확진자 상황에 △치료중 △완치자 외에 △사망이라는 새 항목이 1명이라는 숫자와 함께 추가된 것이다. 

이 시각은 구의원들에 대한 구로타임즈 취재 종료후 약 20분이 지난 저녁7시20분경. 확인후 수정하겠다는 답변후 하루가 넘도록 변화가 없던 사망자 표기는 이날 저녁  단 20분만에 바뀌었다. 그러나 '사망 1명'이 누구이며 갑자기 왜  게시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수 없었다.  

 ■   주민 반응  

지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속에서도 '사망자는 없다'며 다소 위안을 삼던 주민들에게 코로나19 사망자가 있었다는 것 자체도 다소 놀랍지만, 주민들로서 더 충격적인 점은  이같은 사실을 구로구에서 공개하지 않았고, 3개월동안 몰랐다는 사실.

수궁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확진자 이동동선도 너무나 불투명하게 나오고 있는 현 시점에서 사망자 발생 사실까지 숨기니 주민의 알권리 보장은 커녕 이 쯤되면 코로나 발생정보를 오히려 은폐하려는 목적이 있는게 아닌가 의심마져 든다"며 구청의 비공개 행태를 비판했다. 

이 주민은 매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상세하게 확인하고 있는 편인데 (12월3일까지) 사망자에 대해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로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사망자발생은 주민알권리를 위해 고지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도 자가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잃어가고 있는데,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면 심각한 사안임에도 이런 사실을 알려 주민에게 경각심을 주지는 못할망정 사망자에 대한 중대한 사건을 알리지 않은 것은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구로구의회안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경숙 의원은 "보건소에서 의원들에게 따로 상세하게 안내 문자를 보내고 있지만 주민들은 이 보고문자를 받을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민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구청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에 기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의 알권리 보장과 주민 스스로 자가방역에 신경쓸수 있도록 구청에서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구청의 사망자 정보공개 누락에 대해 비판했다. 

한편 다수의 구의원들에 따르면 구의원들은 구로구청측으로부터 코로나19 발생현황과 관련한 상세한 내역의 문자로 보고받고 있다. 지난 4일 저녁 한 구의원이 이전에 받았다며 보내온 코로나19현황 보고문자안에는 '치료' '완치'뿐만 아니라 '사망'이라는 항목과 1명이 기재 되어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