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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단 짠'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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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단 짠' 탈출
  • 김근희 (식생활교육서울네트워크 상임대표)
  • 승인 2020.11.06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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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달게 덜 짜게 덜 기름지게 먹기, 자연의 맛으로, 순서를 알면 가능하다. 

우리 입맛은 어떤가? 달고 짠 것, 즉 '단 짠'이 대세가 되었다. 언제부터 우리 입맛이 이렇게 길들여졌을까? 나름 짐작해 보건데 외식이 늘어나면서부터인 것 같다. 식당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어야 유지되는데 집밥처럼 해서는 사람들이 찾지 않을 테니 조금 더 달게 조금 더 간간하게, 화학적으로 생산한 'MSG'까지 넣어서라도 감칠맛을 더해서 맛을 낸다. 

외식이 특별한 일로 기억되던 시절, 집에서 먹는 것과 똑 같으면 누가 거기다 돈을 쓰겠는가. 뭔가 다른 것이 있어야 선택을 받을 테니 어쩌면 당연하다. 이제 외식이 거의 일상화되면서 우리의 입맛은 거기에 길들여져 점점 더 강한 맛을 찾게 되고, 식당 음식은 그 속도를 맞춰왔다. 집에서까지 그 맛을 따라하는 시대가 되었다. 

건강을 위해서 다시 거꾸로 점점 덜 달게 덜 짜게 덜 기름지게 바뀌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쉽지 않다. 입맛을 따져봐야겠다. 

얼마 전 필자의 가족들이 음식이 짜다고 한다. 분명 지난번과 같은 양의 간장을 넣었는데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난번에는 간장양념에 설탕을 넣었고 이번에는 설탕을 뺀 것이 차이였다. 

필자는 평소 설탕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했다. 집 간장의 염도가 높으니까 물기가 좀 필요한 경우 물을 섞어 사용한다. 가족들 모두 아무 말 없이 잘 먹었다. 그러다가 구청 문화센터에서 하는 조리기능사 자격증반에 다니면서 시험 볼 때까지, 책에 나온 것보다 적게 비정제 설탕이긴 하지만 비슷한 음식을 할 때 집에서도 설탕을 넣기 시작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 설탕을 빼고 음식을 하니까 짜다는 반응이 온 것이다. 그사이에 가족들의 입맛이 예민해졌나? 가만 생각해 보니 그동안 설탕을 넣으면서 간장의 양을 예전보다 좀 더 많이 사용한 것과 이번에 설탕만 빼고 예전만큼 간장의 양을 줄이지 않은 게 생각났다. 

같은 양의 간장에 단 것을 넣으면 안 짜게 느끼고, 설탕을 빼니까 짜게 느낀다. 단 것을 넣을 때보다 물로 희석하는 등 실제 간장의 양을 반으로 줄이면 같은 정도의 짠맛을 느낀다는 생체 실험을 한 셈이다. 

요리 팁 중에 '음식이 짤 때 고치는 방법으로 단 것을 넣으라.'는 것이 있다. 이 경우 짠 맛이 줄어들고 단맛은 거의 안 느껴진다. 짠 음식을 고치는 방법으로는 유용하지만 원래의 짠 성분이 그대로인데도 짜게 느끼지 않으며 단 것을 넣었는데도 달게 느끼지 못하니 건강 면에서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처음부터 간을 알맞게 하는 게 최고다. 정확한 양을 알고 저울에 달아 계량을 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처음에 약간 싱겁다 싶게 간을 한 다음 추가하여 맞추는 것이 방법이다. 요리 팁 중 또 하나, '단 것'을 조금만 넣고도 단맛 느끼기 위해 짠 것보다 단 것을 먼저 넣는다. 같은 단맛을 느끼면서 단 성분을 적게 먹는 방법이다. 

옛날 한식은 기본양념 파, 마늘로 은은하게 단맛을 낸다. 달게 먹고 싶으면 당근, 양파 등 익히면 단맛 나는 재료를 사용하면 된다. 달고 짠 음식을 끊거나 줄여서 미각을 되살리면 은은한 단맛도 맛있게 느끼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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