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9-16 09:25 (수)
[건강씨앗] 앉은뱅이 밀의 후예
상태바
[건강씨앗] 앉은뱅이 밀의 후예
  • 김근희 상임대표(식생활교육서울네트워크)
  • 승인 2020.09.11 1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앉은뱅이밀.

키가 작아서 지어진 토종우리밀의 이름이다.

미국밀의 90%가 앉은뱅이밀의 개량종으로, 우리밀과 형제란다.

그래도 환경, 건강, 지역경제와 식량자급률을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역시 우리밀이다. 

밀가루가 밀로 만든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아이들이 있다.

밀을 본적이 없다면 그럴 수 있겠다.

우리밀이 적으니 밀을 본 적 없는 아이들이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필자가 처음 우리 밀 수매자금을 냈던 2001~2002년의 우리밀 자급률은 0.1%였다.

몇 년 후 우리 단체는 구로의 많은 아이들에게 밀에 대한 추억을 주고 싶어서 '구로우리밀축제'를 열었다.

순천에서 햇 밀단과 마른 밀짚을 택배로 받아, 여치 집을 만들고 밀대에 붙은 알곡을 구워 먹었다. 

우리밀 이야기를 듣고 퀴즈를 풀면 우리밀 과자를 선물로 주는 등 다양한 체험마당을 몇 년 간 계속했다.

목표 10%를 외치며 퀴즈로 냈던 우리밀 자급률은 2007년 0.3%, 2012년 1.7%였다. 

2016년 1.8%이던 우리밀 자급률이 2018년 1.2%, 2019년 0.7%로 크게 줄고 있어 안타깝다.

수확량을 늘렸지만 소비가 못 따라서 재고량이 늘고, 이듬해 수매량을 줄이니 생산량도 줄일 수밖에.

지금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22년 밀 자급률 9.9%를 목표'로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소비자가 호응해서 성공하면 좋겠다. 

우리 밀은 아직 가격이 좀 비싼 게 아쉬운 점이지만, 좋은 점이 많다. 

우리밀이 자라면 식량도 얻고 공기도 맑아지니 1석2조다.

이동거리가 1만km가 넘는 수입 밀에 비해 운송할 때의 탄소 발생량도 적어서 지구온난화 문제를 줄이는 효과도 크다. 

우리 밀은 특히 건강에 좋다.

가을에 씨를 뿌려 여름이 오기 전 6월에 수확하니 병충해 걱정이 덜 해서 살충제, 항생제가 거의 필요 없다.

무농약 밀이 아니어도 씨뿌리기 전에 제초제를 좀 뿌릴 뿐 대부분 살충제를 안 뿌렸다고 봐도 된다. 

반면 수입밀은 농약을 비행기로 뿌리고, 긴 시간 배로 오는 동안 썩거나 싹 뜨지 말라고 수확 후에도 여러 약품을 뿌린다.

'40%의 미국 밀에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글리포세이트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2A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제초제다.

'밀의 글리포세이트 잔류허용치가 5ppm으로 쌀의 글리포세이트 잔류허용치 0.05ppm보다 100배 높게 설정'되어 있고 이는 "밀의 경우 미국 등 수출국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농약의 잔류량을 고려했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수입쌀의 안전성 우려와는 비교가 안 된다. 

'밀가루 음식을 먹고 속이 불편했는데 우리 밀을 먹으니 괜찮다.'는 분들을 가끔 본다.

이 분들이 속이 안 좋았던 이유는 글루텐의 문제가 아니라 글리포세이트, 농약과 수확 후처리에 사용한 항생물질 때문인 것 같다.

글루텐프리 식사를 하는 사람들 중에 4명 중 1명만 글루텐 민감성에 해당된다는 연구결과를 보면 짐작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밀로 당장 100% 바꾸기 쉽지 않다면, 집집마다, 공공기관의 급식마다 '우리밀데이'를 정해서 가끔이라도 우리 밀을 먹으며 점점 늘려나가면 어떨까?

우리나라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32.3kg이다.

61kg인 쌀 다음으로 많이 먹는 밀의 자급률을 높여 농촌경제와 식량자급률 향상에 크게 도움 되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