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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같은 원재료 다른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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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같은 원재료 다른 식품
  • 김근희 상임대표(식생활교육서울네트워크)
  • 승인 2020.08.14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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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을 살 때 앞보다 뒤를 보는 습관이 생겼다.

처음엔 '원재료'에서 '첨가물이 있나 없나, 뭐가 들어 있나' 제법 꼼꼼히 봤는데 차츰 원재료 자체를 보면서, 전혀 다른 여러 식품의 원재료가 같은 것을 발견했다. 

단맛을 내는 설탕, 물엿, 조청, 올리고당이 '같은 원재료, 다른 식품'의 대표적인 예이다.

설탕은 사탕수수 등의 원액 100%로 만드는데 처음 식물에서 짜낸 즙을 '원당'이라고 부른다.

올리고당의 원료는 옥수수전분, 밀, 쌀, 원당, 치커리뿌리 등 다양하다.

조청과 물엿은 쌀, 옥수수, 밀 등으로 만든다. 

식품의 '원재료' 표시를 보면, '백설탕', '황설탕', '마스코바도' 모두 원재료는 원당 100%다.

'물엿', '조청'은 주로 옥수수전분100%', '쌀100%'고, '올리고당'은 '옥수수전분100%', '쌀100%' 또는 '원당100%'다.

한 가지 원료로 만드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제품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재료가 100% 같지만 영양이나 안전성 면에서도 같은 것은 아니다. 

원당 100%로 만드는 '마스코바도'는 아무것도 빼거나 넣지 않고 원당을 그대로 오래 끓여 수분만 날려 보내고 작은 알갱이로 만든다.

'건 원당', '원당 말랭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원당이 가지고 있는 영양소 중에 열에 파괴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비타민, 미네랄과 식이섬유 등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올리고당은 양파, 마늘, 우엉, 바나나 등에 들어 있는 자연 당인데, 현대에 와서 전분 등을 원료로 효소반응을 이용하여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단당류보다 소화 흡수가 느리고, 체지방 감소, 장내 유익균의 증식과 유해균을 억제하고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백설탕은 사탕수수 원액에서 다른 영양소를 모두 제거하고 오직 당분만 남긴 것이다.

인체가 당분을 에너지로 사용할 때 필요한 태워주는 영양소가 아무 것도 없어서 몸에 빚지게 하는 제품이다.

식품이라고 말해도 되나 싶다.

황설탕은 백설탕 상태에서 열을 더 가해 색을 낸 거다.

백白색이 아니라고 흔히 말하는 건강을 해치는 '삼백三白식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쌀 100%이거나 옥수수전분 100%인 '물엿', '조청', '올리고당'도 마찬가지다.

조청은 원재료에서 아무것도 빼거나 넣지 않고 그대로 오래 끓여 수분만 날려 보내 꿀처럼 끈적한 상태로 만든다.

설탕의 마스코바도처럼 쌀이나 옥수수가 가지고 있는 영양소 중에 열에 파괴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지고 있다. 

반면 '물엿'은 원재료에서 다른 영양소를 모두 제거하고 오직 당분만 남겨서 무색투명하다.

식품에서 자연의 색은 영양소의 색인데, 색을 빼려다 보면 영양소도 같이 빠져 나가는 게 당연하다.

백설탕과 마찬가지다. 

원재료가 같아도 만드는 방법에 따라 영양성분의 차이가 커서 건강을 지키는 식품이 있고, 건강에 빚지는 물질이 있으니, 원재료가 자연 식품100%이라고 해서 함부로 장바구니에 담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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