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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설탕에도 등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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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설탕에도 등급이 있다
  • 김근희 (식생활교육서울네트워크 상임대표)
  • 승인 2020.05.10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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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탕, 황설탕, 흑설탕, 물엿. 흔히 집에 두고 사용하는 단맛을 내는 조미료들이다. 꼭 써야겠다면 어느 게 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청, 마스코바도(흑당)를 추천하고 싶다.

에너지의 원천 탄수화물, 그 중에 너무 빨리 소화 흡수되어 우리 몸에 무리가 되는 단맛 '단순당류'. 인간이 단맛을 알아차리는 것은 본능이다. 내 몸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를 단맛으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인간이 농사를 짓기 전, 언제 음식을 먹을 수 있을지 모를 오랜 세월 원시시대부터 인공으로 정제당을 만들고 값이 싸지기 전까지는 일부 귀족이나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단 음식을 과하게 먹을 기회조차 없었다. 너무 많이 먹게 되면서부터 문제가 되었다. 한 번도 안 먹기는 어렵다.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 조금 더 현명하게 고르고 싶다.
 

도토리 키 재기이긴 하지만 소화흡수 속도로 보면 단당류보다는 이당류가 조금 우위인데, '조청'은 포도당과 포도당이 결합되어 있는 '맥아당',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같은 비율로 결합되어 있는 '자당'으로 2당류에 해당한다. 그에 비하면 '꿀'은 포도당, 자당도 포함하고 있지만 '과당' 1당류가 많다. '물엿'은 대부분 100% 액상과당이다. '액상과당'은 과당과 포도당이 같이 들어 있는데 과당의 비율이 높다.
 

원료와 생산과정과 들어 있는 영양성분으로 살펴보자.
'꿀'은 자연 그대로의 영양성분이 모두 들어 있어서 약용으로 필요할 때가 있을 수 있으나, 단당인 과당이 주성분으로 설탕 대신 사용하기에는 너무 비싸서 아깝다. '백설탕'은 당분 외의 다른 영양소가 없다.

 

'황설탕'은 백설탕을 조금 눌려 색을 낸 것, '흑설탕'은 백설탕에 설탕을 태워 만든 발암물질로 알려진 '카라멜색소'를 넣어 짙은 색을 냈으니 오히려 백설탕만 못하다. '물엿'은 옥수수를 주원료로 당분만을 뽑아 낸 것으로 백설탕과 마찬가지로 당분 외의 영양성분이 전혀 없다. GMO를 사용해도 표시되지 않는 품목이다.
 

요즘 '흑당라떼'로 한창 뜨는 '흑당', 근육을 많이 써서 힘들게 만들었다고 '근육'의 의미인 '마스코바도'라는 이름을 가졌다. 사탕수수즙 원액을 오랫동안 졸여서 결정을 만든다. 필자는 이것을 진짜 흑설탕이고 부른다. 조상 때부터 사용해 온 '조청'은 곡식을 삶아 엿기름을 넣어 식혜를 만든 다음 오래 졸여서 농축해 놓은 것이다.
 

마스코바도와 조청은 원재료(즙)에 아무것도 첨가하지도 않고 원래 들어 있는 영양성분 중에서 열에 파괴되는 영양소 비타민C 등을 제외하고는 다 남아 있으니 '자연당'이라 할 수 있다.

조청과 마스코바도는 색이 짙은 음식에는 좋은데, 음식이 색을 그대로 살리고 싶을 때는 곤란하다.
 

식혜를 만들 때 마스코바도를 넣었더니 수정과처럼 검게 되어, 두고 혼자 다 먹은 경험이 있다. 이럴 때는 미네랄을 많이 제거했지만 화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한 유기농설탕을 사용하면 좋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마스코바도는 대부분 공정무역제품이다. 매년 5월 둘째 토요일 '세계 공정무역의 날'이 있는 5월, 지금부터 사용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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