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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기고 5] 청소년, 월경을 넘어 새로운 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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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기고 5] 청소년, 월경을 넘어 새로운 권리로
  • 권신윤 (사)학교너머더큰학교 이사
  • 승인 2020.01.06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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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2까지 고교무상교육이 시작된다.
그런데 학교까지 갈 돈이 부족해서 걸어간다면?
학교에서 준비없이 생리가 터졌다면?
그날 그 아이는 공정한 세상에 서있는 것인가? "

 

2009년 구로구에서는 3대 서민예산(학교급식지원예산, 출산장려금, 국가필수예방접종예산) 확보를 위한 주민청원이 있었다. 학교급식은 1만여명의 주민발의를 통해 2007년 조례로 제정된 상황이었다. 지금,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이다.

2019년 구로구는 또 다시 새로운 역사를 썼다. '구로구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급'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같은 해에 구예산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10년 만에 급식을 넘어 생활 속 청소년 복지의 영역을 넓혔다.
 
그런데 간혹 왜 모든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주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선택적 복지가 정해질 때 선택의 근거는 주로 경제적 관점을 가진다. 경제적 약자인가? 청소년기는 경제적 약자인가? 그러하다. 만15세부터 근로의 권리가 생기지만, 일의 숙련도를 이유로 성인 급여의 100%를 주지 않아도 된다. 취업 자체에 보호자의 동의도 필요하다. 경제적 주체가 아닌 것이다. 청소년기에는 생존을 위한 경제활동은 최소여야하며, 설령 알바 등을 통해 추가의 이익이 생기더라도 기본 생존비용은 안정되게 받을 권리가 있는 시기이다.
 
청소년기는 사회를 위한 생산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이 목적인 생애주기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생리대가 필요할 때 노동의 대가로 생리대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가 있다. 부모나 보호자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생리용품을 제공해야한다.

 

어느 청소년이 '원수에게도 빌려주는 생리대를 맘 편히' 지원받고 싶다고 적었다. 그 원수가 부자인지, 가난한지 아이는 묻지 않았다. 2019년 구로는 청소년의 생존비용을 덜어주려는 보편지급이자 여성청소년만을 위한 선택복지 정책을 결정한 것이다.
 

최근 복지정책 전문가들은 보편복지의 경향이 단순 지원을 넘어 질 관리가 요구된다는 점과 보편복지가 전방위적으로 파이를 키우다보니 빈곤계층에게는 1/N만 제공되어 여전히 계층 격차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한정된 재원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그렇다.
 

보편복지를 유지하면서 선택복지를 다양화하고 질을 높여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그 어느 선진국가들보다 조세저항이 거센 우리나라지만 이젠 중산층 이상의 참여의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오건호/내가만드는복지국가). 즉, 많이 내고 누구나 받는 사회안전망을 함께 만들어 내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청소년까지 지원한다고 탓하는 게 아니라 청소년도 지원하도록 복지증세를 선택하자는 것이다. 함께 토론해볼 일이다.
 
2019년 청소년들은 공론장에서 '학교 통학료 지원'을 우선순위로 선택했다. 청소년 스스로 복지정책에 눈뜬 것이다. 고등학교는 통학거리가 멀어져 이때부터 용돈에서 교통비가 지출되기 시작한다.

 

올해 고2까지 고교무상교육이 시작된다. 이제서야 대한민국은 돈이 없어도 고등학교 교육까지 가능한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학교까지 갈 돈이 부족해서 걸어간다면? 학교에서 준비없이 생리가 터졌다면? 그날 그 아이는 공정한 세상에 서있는 것인가?
 
기왕에 청소년 보편복지의 기수가 된 구로이니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면 좋겠다. 마침 며칠전 선거법 개정으로 만18세(2020년 고3 중에서 총선일 기준)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이제 청소년 자신의 투표권으로 통학료도, 교복비도, 여가활동비도 스스로 권리를 찾아가길 바래본다.
 

청소년, 그대들에게 생긴 선택의 권리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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