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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32] "오류동의 상징 버드나무가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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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32] "오류동의 상징 버드나무가 사라졌어요"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5.09.26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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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류중학교 담장밖으로 늘어져있는 수양버드나무.

버드나무는 오류동(梧柳洞)의 상징이다. 일부 주민들은 오류동에 산다하면 진리의 반대로서 '오류(誤謬)'라거나, '에러(error)'라는 등의 농담을 듣곤 했다지만,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오류동의 오는 오동나무 오(梧), 류는 버들 류(柳)를 쓰고 있다.

지역의 이름에 굳이 오동나무와 버드나무를 포함시킨 것으로 미뤄 과거에 오류동 일대에 두 나무가 많이 서식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오류동역 인근에 이들 두종류의 나무를 많이 심었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18세기였던 조선 영조 때도 부평도호부 오류리라고 부른 기록이 있어 훨씬 이전부터 오동과 버드나무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특히 버드나무는 큰 거목으로 자라 넓은 그늘을 만들었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휴식처로 이용했으며 다양한 추억들을 함께 품은 곳이기도 했다.

실제로 현재 오류동역 북광장(오류1동 방향) 일대에는 버드나무가 많아 버들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안양천까지 이어진 폭 1m 정도의 냇가가 광장 앞을 흘렀고 그 주변을 따라 버드나무 몇 그루가 늘어서 있었다는 전언이다. 이외에도 광장 인근엔 크지 않은 저수지가 하나 있었는데 그 주변을 둘러싸고도 작은 버드나무들이 서식했다는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어린 시절 광장 바로 앞에 집을 짓고 살았다는 정재헌 씨는 "특히 이 일대에서 가장 큰 버드나무가 마침 광장 앞 주차장 부지에 있었는데 그 너비가 두 아름에 이르렀고 높이는 4층 건물만했다"며 "버드나무 아래에선 주민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기기도 하고 쉬어가기도 하던, 개인적으로는 무척 추억이 많은 곳이었다"고 회상했다.

다른 주민들도 "버드나무 인근 냇가에서 아낙들은 빨래하고 아이들은 버들피리를 불곤 했던 것을 기억한다"며 "지금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였던 곳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류동의 상징이었던 거목은 1980년대 중반 즈음 지금의 주차장이 들어서면서 사라졌다. 여기다 지난 2001년 경 오류동역에 광장공원을 조성 하면서 심었다는 버드나무도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은 볼 수 없었다.

동부제강 입구에서 천왕역 사이로 이어진 길을 따라 심어져 있다던 30여 그루의 버드나무도, 도로 확장에 따른 가로수 정비 계획에 따라 다른 나무로 바뀌었으며 이제는 4그루만 남아 있다.

구로타임즈가 구청 측에 문의한 결과 현재 오류동에 식재된 버드나무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지난 2013년 6월 개원한 항동 푸른수목원에 저수지 조성과 함께 버드나무를 심어 옛 오류동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오류동의 추억을 가진 정재헌 씨는 "예전에 개인적으로라도 오류동역 광장에 버드나무를 심어 오류동의 상징을 되살리고 싶었지만 당시 오류동역 측에서 광장엔 안 되고 좀 떨어진 곳에 심을 수 있다고 전해와 어찌어찌하다 무산된 적이 있다"며 "오류동의 버드나무는 주민들의 추억이기도 하고 마을의 상징이기도 한만큼 이번 행복주택 건립과 연계해 나무 식재와 함께 유래를 담은 안내판을 만들어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노력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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