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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희망읽기 55]디지털 시대 지역경제 활로 모색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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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희망읽기 55]디지털 시대 지역경제 활로 모색 시급
  • 장호순 교수(순천향대 신문방송학)
  • 승인 2015.01.12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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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과 더불어 주문하지도 않은 것이 하나 배달되었다. 반품도 되지 않는단다. "나이 한 살"이다. 늘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각오로 새해를 맞이 하지만 누구도 나이먹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는다. 특히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상, 바야흐로 디지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나이나 연륜은 뒤처짐을 의미한다. 연령층이 높을수록 디지털 기기 이용빈도가 낮고, 아날로그 시스템을 선호한다.

현재의 장년층들은 농경사회에서 태어나서 산업사회에서 활동하다 디지털 사회에서 인생을 마감하는 독특한 세대이다. 인류사회의 변화 단계를 보면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그리고 지금의 디지털 사회로 진화했다.

농경사회는 인류초기부터 19세기 후반까지 수천년 간, 산업사회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후반까지 100여년 간, 디지털 사회는 이제 불과 20여년 남짓되었다.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은 상거래수단의 변화로 쉽게 예를 들 수 있다. 농경 사회에서는 물물교환으로, 산업 사회에서는 화폐로, 디지털 사회에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숫자로 상거래를 한다. 연말연시가 되면 디지털 사회로의 변화를 특히 실감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필자는 친구나 제자들로부터 우편으로 연하장이나 카드를 받곤했다. 그러나 이제는 문자메시지나 카톡으로 전달되는 신년인사가 대부분이다.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은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대비하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디지털 선진국인 한국의 경우,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심할 수 밖에 없다. 노인층들은 각종 금융사기에 노출되어 있고,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은 과장과 거짓으로 넘쳐나 진실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경제체제의 변화를 보자. 과거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전환하면서 생긴 변화는 생산, 유통, 소비의 경제생활이 소량 체제에서 대량체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산업혁명을 통해 대량생산체제가 정착되고 대량소비 시장이 형성되었다. 가정에서 수작업으로 만들던 것을 공장에서 만들면서, 노동의 양상도 달라졌다. 집 대신 공장이나 회사에서 일하는 사회가 되었다.

디지털 경제체제는 기존의 생산과 소비나 노동에는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애플이나 삼성의 첨단 전자기기들은 여전히 공장에서 대량생산되고, 대량소비된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 직장에 출근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예언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서울의 지하철은 여전히 직장인들로 만원이다.

그런데 디지털 전산망을 이용한 상품거래 방식, 즉 인터넷 쇼핑이 정착되면서 경제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인들 사이에 인기높은 직구 사이트인 미국의 <아마존>이나 중국 최대기업으로 성장한 <알리바바> 등은 디지털 유통경제의 산물이다. 시장유통방식이 달라지면서 지역경제에는 큰 변화가 불가피했다. 지역경제의 주축인 전통시장이나 상가나 할인마트나 백화점은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이 한 살"처럼 디지털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이다. 그렇다고 디지털 경제가 기존의 농업경제나 산업경제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 경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효율성을 높여주는 측면도 많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지역경제 체제를 지역사회가 함께 모색하고 발전시키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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