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09:21 (금)
[新 우리동네 이야기 8]바가지 우물(오류1동)
상태바
[新 우리동네 이야기 8]바가지 우물(오류1동)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4.06.30 1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도 들어오기 전 마을 식수로 '사랑'

우물은 예로부터 한 마을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해왔다. 음수, 음식, 빨래, 목욕 등 기본적인 지역주민들의 생활 어디에도 물이 사용되지 않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오류1동 동산경로당 인근의 이른바 '바가지 우물'도 이 곳 주민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생활의 근간이었다.

이름이 바가지 우물인 이유는 수량이 풍부해 두레박을 사용하지 않고 바로 바가지로 퍼서 사용해도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질까지 좋아 경인로 건너편에 거주하던 주민들도 이곳에 와서 빨래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전영수(72) 동산경로당 회장은 "거기가 텃골 근처 우물인데 골짜기에 무허가 집들이 있었고 하니까 나중엔 그 집들이 주로 사용했지만 주민들도 많이 먹고 그랬다"며 "수도가 들어오기 전에는 인근 동네사람들이 전부 그 우물을 식수로 썼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우물가는 여자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남자들은 저녁에 함께 등목을 하기도 하는 마을 공동 공간으로의 역할도 했다.

지금도 이곳엔 우물의 외형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한 아름을 훌쩍 넘는 둘레에 1m 정도의 높이다. 이는 원래의 모습은 아니고 후일 시멘트로 보완하고 놋 뚜껑으로 덮어 놓은 것이다. 이 놋 뚜껑도 현 오류1동 주민센터 근처에서 당시 놋을 팔던 주민이 만든 거라고 한다.

오래 전, 우물의 원래 모습은 돌로 쌓아 올린 모양새였다고 하는데 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수백 년은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바가지 우물 근처에서 50년 가까이 살아왔다는 장창수(79) 어르신은 "처음엔 14가구가 모여살며 바가지로 물을 떠먹었는데 나중에 놋으로 뚜껑을 덮고 지하수를 직접 끌어다가 먹기 시작해 지금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어르신은 다른 주민들의 기억이나 관련 기록과는 달리 인근 주민들은 이 우물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는데, 이는 당시 오류동 동부골든 아파트 근처에 개인이 만든 물탱크가 만들어지고 마을에 수도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우물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물가에는 11가구 정도가 모여살고 있으며, 우물 자체를 사용하고 있진 않지만 이들은 모두 아직도 이곳의 지하수를 주요 식수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