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5 13:11 (목)
옛 예언 적중한 '각만이 마을'
상태바
옛 예언 적중한 '각만이 마을'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4.04.04 1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 구로5동주민센터로부터 서쪽에 위치한 산 아래, 예부터 주민들이 작은 부락을 이루며 모여 살았던 곳이 있었다.

마을의 이름은 각만이 마을. 언젠가는 수만호의 집이 들어설 거라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었다.

지금의 구로5동을 포함해 이 일대는 대부분 진흙땅이었지만 유독 각만이 마을의 뒷동산 이른바 각만이동산의 숲은 울창했다.

최봉례(82,구로5동) 할머니는 이 동산엔 특히 아카시아 나무가 가득해 봄이면 향기로운 산으로 변했다고 추억하기도 했다.

최 할머니에 의하면 이 마을엔 아주 유명한 나무도 하나 있었다. 바로 지금의 구로5동 새마을금고 자리에 있던 나무인데, 최 할머니는 과거엔 이곳이 서낭당 역할을 했고 정월 초하루면 마을 어른 3~4명이 모여 평안을 바라는 제를 지냈다고 했다. 제사는 매우 엄격했고 제사 때 쓸 떡을 미리 만지면 눈이 먼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이 나무는 전설에 의하면 구로에 살았던 아홉 노인 중 한 명이 심은 나무로 이후 마을 사람들은 지금의 구로5동 경로당에서 AK플라자 사거리로 이어지는 상나무재 길을 따라 올라갈 때면 이 상나무에 절을 하고 지나갔다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은 이 상나무가 실은 향나무였다고 입을 모았는데 30년 전까지는 마을에서 제사를 진행했다는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뒷동산과는 별개로 이 마을 인근은 논밭이 아니면 전부 진흙이었기 때문에 사람이 살기엔 좋지 않았다고 한다.

김준배(86,구로5동) 어르신은 "예전엔 애경백화점까지 다 숲이었고 공동묘지도 있었다"며 "구청도 생기고 나중에 개발하면서 사람도 좀 살기 시작했지 그 전엔 산 주변에만 조금씩 모여 살았다" 고 증언했다.

그런데도 이상한 것은 이 작은 마을은 그 연혁과 유래를 알 수는 없으나 '앞으로 수만호의 집이 들어설 것'이라는 옛 풍수가들의 예언으로 인해 각만이 마을이라고 불려왔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시간이 지나며 이 예언이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는 것. 현재 예전 마을 근처와 상나무재로 불리던 언덕길엔 3, 4층 다세대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K프라자를 지나는 구로역의 유동인구나 상권인구를 생각한다면 이를 단순히 전설로 치부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구로5동은 2001년 즈음 구로동 중에선 최초로, 관내에서도 2~3번째로 세대수가 1만호를 넘어선 곳인데다 2013년 기준으로 오류2동, 구로2동, 신도림동에 이어 3만5,303명으로 네 번째로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하니 과거엔 진흙천지로 아무도 살지 않으려 했다는 주민들의 말이 무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