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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28]교육이전에 상식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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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28]교육이전에 상식부터
  • 성태숙 시민기자
  • 승인 2014.01.27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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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해고되었어요!" 구청 지하 다목적실에서 지역에서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함께 청소년진로지도와 관련한 교육을 받던 중이다.

옆자리 선생님께서 허탈한 모습으로 갑자기 말씀을 해 오셔서 모두들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번에 혁신교육지구사업의 일환으로 교육복지지원대상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사회복지사로 취업해 아이들을 돌봐오시던 선생님께서 혁신교육지구사업이 난항을 겪는 속에서 해고 통지를 받게 되신 모양이다. 총 13개교가 이에 해당되어 지난 해 함께 일했던 사회복지사들에게 1년 만에 해고 통지를 한 모양이다.

어제부터 함께 교육을 받으시며 내내 좀 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애를 써야겠다는 말씀을 몇 번이나 강조해오던 분이다.

교육감이 혁신교육지구 사업 예산에 관해 '부동의'를 했다는 흉흉한 소문이 끊이질 않더니 드디어 악몽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는 모양이다. 그 선생님과 함께 학교의 정규직 교사로 참석하셨던 선생님께서도 안타까운 모습이 역력하다. 연신 "우리 학교에 꼭 필요한 선생님이신데....열심히 하셨는데 이제 아이들이나 학교가 훨씬 어려워지겠다"고 걱정을 태산같이 하기 시작하셨다. 교육이 맥이 꺾인 모습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란 말이 한순간에 우스워지는 순간이다. 해마다 입시요강이 바뀌고 학교 현장이 요동을 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어서 조석으로 학교 현장이 안정을 못 찾는 것도 당연하다싶지만 그래도 뒷맛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모든 것이 흔들흔들하며 요동을 쳐대는 것 같더니 결국 가장 약한 부분부터 차례로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어찌될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구로교육이 가진 문제를 혁신교육지구사업 하나로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육감이 '혁신'이란 단어 때문에 경기를 일으켜 열심히 해오던 일들에 심통을 부리듯 했다는 말이 들리는 데에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기에 하는 소리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은 collaboration 즉, '협업'의 개념을 담고 있는 것이다. 교육과 지역이 만나고 서로 협력하여 무기력과 부진이라는 교육의 난제들을 풀어보자고 뜻을 모은 것이라 이해했었다. 학교만으로는 교육만으로는 이 난제를 풀어가는 데 한계가 있음이 여실하고, 그래서 지역과 보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최소한 이해해 줄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래서 협업은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넘어설 때 각자의 경계를 넘어선 아찔한 결과가 나오 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분야들보다 특히 교육청이나 교육전문가들과 협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계속 느끼는 요즘이다. 아쉬울 것이 없으면 교육의 전문성이란 말 속에 숨고, 무언가가 필요하면 온 국민이 나서서 다 교육을 도와야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협업을 채 시작도 해보기 전인데 벌써부터 교육청에서 계속 판을 뒤흔드는데 몹시 심사가 사납다. 지난해 혁신교육지구사업에서 지역은 뭐 별로 할 말도 없었다. 학교가 아직도 이런 것이 필요하고, 저런 것이 필요하고, 이렇게 해야 교사들이 아이들을 더 잘 돌볼 수 있고, 저렇게 해야 학교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하니 그 말만 듣느라 바쁜 한 해였다.

그런데 이제 와서 '혁신'이 또 전임 교육감이 꺼낸 말이니 맘에 안든다 어쩐다 뒷말이 많으니 정말 지친다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정말 이런 식으로 일을 할 텐가 말이다.  역사 교과서 문제도 그렇고, 뭐가 이렇게 제 멋대로 인가 말이다.

교육청에 바라는 것은 최소한의 상식이다. 교육에 앞서 상식적으로 일을 하자 이 말이다. 교육보다 상식이나 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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