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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성인중심 예방교육과 지역사회 안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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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성인중심 예방교육과 지역사회 안전망
  • 조진희 교사 (영일초등학교)
  • 승인 2010.10.25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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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우리가 지킵시다 4

 우리 성폭력 예방교육의 특성은 아이들에게만 실시된다는 점이다. 평소에는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거나 인권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낯선 사람이 끌고 가면 싫어요, 안돼요"를 외치라고 한다.


 아이 손을 잡고 동네를 가다보면 남성 취객이나 할아버지들이 아이를 만지려고 하는 장면을 수없이 목격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 다가서면 피하거나 피할 수 없으면 팔이 뻗쳐도 닿지 않게 아이를 내 쪽으로 잡아당긴다.


 "뽀뽀 한 번 해주면 용돈 줄게~"라는 어른들이 있는 한 아이는 좋은 접촉과 싫은 접촉을 구분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평소에 싫다고 말할 때 우리 어른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고 있는가?


 영유아기부터 성폭력 예방교육을 꾸준히 해왔지만 성폭력은 늘고 있다.(아동 인구 10만 명당 2000년 6.5명에서 2008년 16.9명/ 대검찰청 『범죄분석』자료) 물론 암수율(실제 범죄에 비해 드러나거나 신고되는 범죄 비율)이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성폭력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신고율이 높아졌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떠하든 성폭력이 줄지 않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피해자층에 대한 교육만 계속 했기 때문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박인선 교수는 3차에 걸친 아동 성폭력 예방 시스템을 제안한다. 1차는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는 것으로 '생명 존중 교육'과 좋은 접촉과 싫은 접촉을 구분하는 '경계교육'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시민 전체와 아이들이 그 대상이라고 한다.


 2차 예방은 가정폭력, 빈곤, 방임 등의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없도록 위험군을 줄이고 가해자의 유인이나 길들이기를 조기 발견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3차 예방은 사건이 발생하면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가해자(가족) 치료, 피해자(가족)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단계이다. 우리는 그 동안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대책 마련에 나서는 3차 예방에 집중했고, 이 마저도 전문적인 인력과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개인의 자유로운 성적 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 행위"라는 성폭력의 정의에서도 보듯, 근본적인 성폭력 예방은 성인과 청소년(최근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을 대상으로 실생활에서 진행돼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는 말이 있다.


 그래서 내가 속한 지역사회가 안전한지, 학교와 조직들이 성폭력 예방에 대한 방지책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되어야 한다. 우리의 발언과 참여가 구로구라는 지역사회를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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